최근 한 연예인의 도박사건이 큰 화제를 모으면서 도박 중독에 대한 관심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해당 연예인은 인터넷 불법 도박사이트에서 게임을 시작해 점차적으로 도박에 빠져든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자신은 물론 주변 지인들에게도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입혔다.
이러한 도박의 문제는 도박을 시작한 개인의 선택이 첫 번째 원인임은 분명하다. 대개 호기심이나 금전적 이익에 대한 욕망, 또는 흥미를 추구하는 성향 등 개인의 내적 동기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도박 중독의 문제를 한 개인의 일탈로만 설명하기에는 그 원인과 영향이 훨씬 복잡하고 광범위하다. 도박의 유혹을 이겨내지 못한 개인의 잘못도 있으나 사회 환경의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2030세대의 도박 중독은 매우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 특히 청소년들 사이에서도 도박이 점점 확산되고 있어 사회 전반에 경각심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터넷과 스마트 폰의 즉시성으로 인해 도박에 접근하는 경로가 더욱 다양해졌고, 그로 인해 규제를 피한 불법 도박 사이트들이 쉽게 청소년들의 손에 닿고 있다.
불법 스포츠 도박 사이트나 온라인 카지노는 몇 번의 클릭만으로 접근이 가능하며, 그 중에서도 실시간 베팅 게임은 즉각적인 결과 확인과 더불어 흥분을 제공해 더 많은 이용자들을 유인하고 있다. 이는 스포츠 콘텐츠의 다양화라는 이름으로 도박의 범위를 넓히는데 일조하고 있고 불법 도박 시장을 더욱 활성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또한 글로벌 마인드 스포츠 종목으로 인정받은 ‘홀덤’이 큰 인기를 끌면서 오프라인에서도 홀덤펍이 청년층을 도박의 늪으로 끌어들이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처음에는 게임의 재미에 초점을 맞추지만, 금전적 유혹에 빠지는 것은 순식간이다.
관련 기관의 발표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도박 중독자는 2030세대에서 2.3배, 10대에서 2.6배 증가했다고 한다. 특히 2030세대의 사이버 도박 피의자 비율이 과반수(54.2%)를 상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도박 중독이 개인의 사생활차원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는 여전히 도박 중독을 주로 개인의 책임에 조점을 맞추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도박 중독을 개인의 통제력 상실이나 의지 부족의 결과로 여긴다. 이는 도박에 빠지는 것은 본인의 선택이며, 이를 극복하는 것도 개인의 책임이라는 인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러한 인식이 형성된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하고 있다. 도박 산업은 경제적 이익을 위해 개인의 책임을 강조하는 담론이 확산되어 왔고, 중독에 대한 사회적 낙인으로 인해 이를 개인의 도덕적 결함으로 단순화하여 인식하는 경향 때문이다.
하지만 도박 중독의 본질은 단순히 개인의 의지력 문제로만 설명될 수 없다. 도박 중독은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중독성을 지니고 있어, 일단 빠져들면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쉽게 벗어나기 어렵다. 이는 도박이 뇌의 보상 시스템을 자극하여 끊임없이 더 큰 자극을 추구하게 만드는 생물학적 메커니즘과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더욱이 현대 사회에서 도박에 노출되는 환경은 개인이 스스로 통제하기 힘든 요소들이 많아지고 있다. 온라인 도박의 확산, 스마트폰을 통한 손쉬운 접근, 도박과 게임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현상 등 많은 환경적 요인들이 개인이 도박에 빠질 위험성을 높이고 있는 현실이다. 비록 개인이 잘못된 길을 선택했다 할지라도 이러한 사회적 환경과 시스템의 문제를 간과할 수는 없는 것이다.
특히 오늘날 도박에 접근하는 방식은 과거와 크게 달라졌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조차도 게임을 즐기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된다. 언제 어디서나 게임이나 도박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었고, 이는 도박 중독의 확산을 가속화하고 있다. 게다가 온라인 도박 사이트는 규제를 피해 끊임없이 등장하고 있으며, 광고를 통해 적극적으로 젊은 층을 공략한다.
도박 중독의 복잡성과 심각성을 고려할 때, 이를 개인의 문제로만 치부해야 할 것인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행동 중독 전문가인 마크 그리피스는 인간의 모든 행동은 중독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도박 중독은 단지 개인의 의지력 부족이나 도덕적 결함의 결과가 아니라 생물학적, 심리적, 사회적 요인들의 상호작용의 결과임을 시사한다.
따라서 도박중독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개인의 책임을 묵과할 수 없으나 개인의 문제로만 간주하는 협소한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현대 사회의 병리적 현상으로 인식하고 국가와 사회가 함께 나서서 그들이 건강한 사회 구성원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무엇보다 청소년들에게는 스트레스와 불확실성에 대처하는 건강한 전략을 습득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필수 과제이다.
출처 : 우리뉴스(https://www.woor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7744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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