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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뉴스> 위유미 원장 칼럼, 포용과 다양성을 위한 한 걸음
24-04-16 14:20관리자9회

지난 주말 여의도 한강공원에서는 ‘행복한 가게 마라톤대회’가 있었다. 이 마라톤 대회 참가비는 사회의 소외계층을 돕기 위해 씌여진다는 점에서 특별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필자의 아들도 이 대회에 참가하여 시각장애인 마라토너들과 함께 서로 격려하며 완주할 수 있었던 것이 큰 보람이라고 했다.

시각장애인들은 가이드러너들의 도움을 받아 5km, 10km를 완주했다고 한다. 물론 거리적인 차이는 있지만 스스로 설정한 목표를 달성한 것은 참으로 멋진 일이다. 이런 행사는 소외계층을 돕는다는 취지가 중요한 메시지이지만 동시에 장애인에 대한 관심을 유도하여 사회적으로 취약한 이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또한, 이러한 행사를 통해 시각장애인들이 동등한 기회를 갖고 마라톤에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그들의 스포츠 역량을 인정하는 것뿐만 아니라, 우리사회가 포용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진정한 표본을 만들어 가는데 한걸음 내딛는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들의 마라톤은 단순한 경주가 아니라 자신의 꿈을 향한 여정으로, 경쟁이 아닌 세상을 향한 도전이다. 마라톤을 준비하고 완주하는 과정에 인내와 노력이 필요한 것처럼 이는 어려움을 극복하고 희망을 찾는 길이다. 함께 뛰며 성취를 이루는 과정에서 서로가 새롭고 의미 있는 경험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를테면, 그들의 능력을 제한하지 않고 진정한 포용과 연대를 실천하는 것이 세상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는 것이며,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의 인간적 의무이자 성숙하고 발전된 사회를 구축하는 필수적인 과제이다. 더불어 인간의 삶이 가지는 본질적인 가치를 존중하는 일이기도 하다.

필자의 지인 중 한 여성은 신체가 많이 불편한 장애를 가지고 있다. 필자는 그녀를 두 달에 한번 씩 만나고 있는데, 휠체어를 타도 다른 사람의 도움이 없이는 움직일 수 없는 형편이다. 어느 날 공공장소에서 그녀를 두고 활동보조원이 잠시 화장실에 간 사이 작은 소동이 있었다. 하필 한 할아버지가 자신의 휠체어에 걸려 넘어질 뻔 한 것이다. 할아버지는 왜 화장실 앞에 떡 버티고 있냐며 휠체어를 차며 여러 사람이 있는 곳에서 소리를 질러 쥐구멍이라도 들어가고 싶었다고 했다. 그 얘기를 하는 그녀의 두 눈에 눈물이 고였다.

그렇게 매몰차게 당하고 있는 사이 활동보조원이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녀는 상황을 파악한 후, “할아버지는 사람들과 섞여 살 자격이 없다. 이 사람이 휠체어 탄 거 안 보이느냐. 이 세상에 가장 나쁜 사람이 자신보다 약한 사람한테 함부로 하는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할아버지는 몇 번 큰 소리를 치더니 활동보조원의 적극적인 대응에 자리를 피하더라고 했다.

그녀가 외출을 꺼리는 이유는 이처럼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다른 사람들의 멸시 때문이다. 그런 일을 겪고 나면 집에만 있으라는 압박처럼 여겨진다며 장애인을 적대하는 현실의 참혹함이 그녀를 더 은둔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장애는 잘못이 아니다. 따라서 누군가의 도움으로 살 수밖에 없는 삶도 그녀의 잘못이 아니다.

우리는 장애를 가진 사람에게 모두가 언제 어디서든 활동보조원이 되어야 한다. 사회구성원 모두가 협력자의 자리에 섰을 때 장애인에 대한 편협한 사고를 지닌 사람들이 세상을 통찰하고 자신의 잘못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살아가면서 좋은 일을 하는 것은 중요하다. 그러나 다른 사람에게 상처를 주는 잘못을 하지 않는 것은 그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소외된 내 이웃들이 자기 몫의 권리를 누릴 수 있도록 무심한 사회가 되지 않기를 바라며, 행복한 가게 마라톤과 같은 이벤트가 매년이 아니라 일상의 행사가 되길 희망한다.

출처 : 우리뉴스(https://www.woor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5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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