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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뉴스> 위유미 원장 칼럼, 욕구 갈등인가? 가치관 충돌인가?
24-03-23 20:34관리자12회

지금 우리 사회는 선거 국면에 진입하며 각자의 위치에서 정치적 입장이 강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치인뿐만 아니라 국민들도 의사표현의 자유와 권리를 앞세워 심각한 비판과 비난, 조롱으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그러나 갈등의 원인은 상대방의 태도나 행동에 있다고 서로에게 책임을 전가한다. 이와 같이 선거나 정치적인 이슈가 갈등의 촉발 요인이 되면 단순한 의견 충돌을 넘어 감정적인 대립으로 치닫게 되고 점점 해결하기가 어려워진다. 상대의 말에는 귀를 막고 내 주장만을 고수하는 막무가내가 되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사람 간에는 다양한 갈등이 발생하지만 상호간의 이해와 대화로 해결 가능한 갈등이 있고, 그렇지 않은 갈등이 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은 해결 가능하고 어떤 것은 가능하지 않는 것인가? 현재 겪고 있는 갈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갈등의 본질을 파악해야 한다. 이해관계자 간의 욕구 갈등에서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가치관 충돌에 따른 것인지를 분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떤 이슈나 사건에 대해 상대방과 심한 의견 차이를 보이지만 나에게 분명한 영향이 없는 것은 가치관 충돌이다. 반면 상대방과의 의견차이로 인해 시간, 돈, 업무 등에 손해를 끼친다면 이는 욕구 갈등이다. 욕구 갈등은 욕구를 잘 파악하여 영향을 미치는 원인을 밝히면 대화를 통해 해결이 가능하다. 그러나 가치관 충돌은 개인이나 집단의 핵심적인 신념과 가치를 반영하기 때문에 해결이 어렵다. 가치관에 따른 의견 차이는 실제로 손해 본 것은 없으나 각자의 신념을 고집하는 무익한 논쟁으로 결론이 없는 매우 특수한 갈등인 것이다.

가령, 정치적 이념이 다를 경우 합의점이 없다. 세대 간에도 사회 현상을 바라보는 관점이 다르다. 또, 개인을 중시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공동체를 더 중시하는 사람이 있다. 좋은 직장의 조건에도 연봉이 중요한 사람이 있고, 복지가 중요한 사람이 있다.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더 가치 있다 여기는 사람이 있고, 질서와 안정을 더 가치 있게 여기는 사람이 있다. 이처럼 어떤 가치를 우위에 두는가는 사람마다 다르다.

필자는 아이들을 양육하면서 전통적인 예의범절과 규율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남편은 자율적이고 아이의 개성을 존중하는 것이 더 우선이라고 했다. 아이들의 교육방법에 있어서도 부모의 가치관이 충돌한 것이다. 

이렇듯 사람들은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옳고 그름을 판단하고, 해도 되는 것인지 하면 안 되는 것인지, 혹은 정당한 것인지 부당한 것인지, 무엇을 지향할 것인지를 결정한다. 이는 가치관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일 뿐 누구의 의견이 옳고 누구의 의견이 그르다고 말할 수 없다.

사람은 저마다 성장과정과 환경이 다르다. 따라서 부모, 종교, 고향, 교육 등 보고 듣고 경험한 모든 것에 의해 가치관이 형성된다. 그렇게 형성된 잠재된 가치관이 바뀌기는 어렵다. 또한, 가치관은 생각과 행동을 지배하는 기본적인 신념인 동시에 개인적이고 정서적인 의미가 담겨 있어서, 나와 다른 가치관을 이해하고 인정해주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다. 

타인의 의견에 완벽하게 긍정적인 사람은 없겠으나 최소한의 상식선을 유지하는 것마저도 힘겨워한다. 심하게는 외부 중재나 조정을 통해 해결책을 모색할 만큼 심각한 갈등에 직면하기도 한다. 다른 사람의 가치관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자신의 입장을 포기하거나 변화시키는 것으로 인식될 수도 있어서이다. 온 사회가 타협과 관용을 외치는 이론에는 강하지만 자신의 프레임워크(framework)를 벗어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이 흔히 겪는 갈등은 가치관에 의한 의견 충돌이다. 극단적이긴 하지만 가치관의 충돌로 인해 누군가는 이기고, 누군가는 지는 승자와 패자의 상황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각자 개인차를 이해하고 수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해결방법이겠으나 결코  쉽지 않은 일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상대방의 변화를 바라지만 그 바람은 포기하는 것이 옳다. 그리고 충돌을 야기시키는 나의 가치관이 실제로 나에게 타당한지 통찰력을 가져야한다. 그것만이 상대방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고 갈등을 해결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 안이다. 이를테면, 다른 사람의 가치관이 나에게 수용될 수 있도록 내 자신이 변한다면 갈등은 끝나지 않을까.

인간은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과 정보를 혼자서 습득하고 내면화 시킬 수 없다. 욕구 갈등이든 가치관 충돌이든 해결방법을 찾아 관계를 이루고 함께 살아가야하는 이유이다. 당신은 어떤 종류의 사회가 되기를 원하는가.

출처 : 우리뉴스(https://www.woor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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