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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뉴스> 위유미 원장 칼럼, ~ 척 보다 있는 그대로
24-03-07 21:48관리자12회

서점에서 책을 구경하던 중 특이한 제목이 눈길을 끌었다. ‘고전문학 읽은 척 매뉴얼’이다. 읽지 않고 읽은 척 할 수 있다는 건데 호기심에 책을 펼쳐보니 고전문학을 읽지 않는 사람들에게 호신용 정도의 지식을 제공해준다는 책이었다.

저자의 의도는 완전히 허세를 부리는데 도움이 되도록 가이드 하는 것은 아니어서 다행이다. 고전문학에 대한 경계감을 낮추고 친근하게 다가가라는 정도로 해석되었다. 사람들의 척하는 심리를 겨냥한 맞춤형 책으로 독자의 주목을 끌기에 충분한 제목이다.

이것도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방식이라면 사람들이 왜 척하는 것인지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하는 척‘은 실제로 그렇지 않은데도 그럴듯하게 행동하거나 태도를 취하는 것을 의미한다. 즉, 상황에 따라 자신을 보여주거나 타인에게 어떤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런 행동을 하는 경우이다.

종종 주변에서 그런 사람과 마주칠 때가 있다. 실제로 드러나는 자신의 모습과는 다르게 행동하여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키거나 누군가에게 호감을 얻고 싶어 척을 한다. 이는 마치 어떤 특정한 모습이나 능력을 가진 사람처럼 보이려는 욕망 때문에 현실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려고 애를 쓰는 것이다.

대부분이 자신을 더 좋은 위치에 놓이게 하고 상대방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자 하는 욕구에서 비롯된다. 이를 위해 자신을 어필하는 능력이 필요하다보니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척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까지 척을 하는 것일까?

‘~하는 척’은 결국 어떻게든 현재의 자신보다 더 나아보이고 싶은 심리가 깔려 있다. 사회적으로는 압력이나 기대에 부응하려는 욕망, 경쟁 심리로 인해 더 좋은 모습으로 보이고자 척하게 되는 것이다. 인간의 자연스러운 모습이기는 하지만 이 또한 과하다 보면 가장 먼저 자기 자신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어떤 가치를 가지고 있는지를 잃어버린다.

또 허세가 될 수도 있는 이미지를 계속 유지하려면 얼마나 많은 에너지와 정신적 노력이 필요하겠는가. 척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허구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관계의 허구성을 초래하게 되고 주변과의 관계, 심리적 안녕 등 여러 측면에서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요즘은 여기저기서 척하는 사람을 많이 본다. 총선이 다가오면서 국회의원 후보자들은 자신의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중에서도 눈에 띄게 드러나는 것이 ‘척 하는’모습이다. 이미지 향상을 위해 자신의 강점을 부각시키는 것은 당연하지만 이 과정에서 현실적으로 드러난 자신보다 더 도덕적인 척, 정의로운 척, 청렴한 척, 인격적인 척 하며 실제와 희망사항을 혼돈하는 함정에 빠져들고 있다.

이들의 척하고 있는 행동이 단기적인 인상을 주기 위한 노력으로밖에는 보이지 않으니 큰일이다. 상대방을 헐뜯고 자신을 돋보이려는 모습이 오히려 신뢰와 진정성을 상실하게 만들뿐이다. 차라리 자신의 약점과 부족을 인정하고 ~하는 척의 그림자에서 벗어나 진정한 나를 드러내는 것이 당당해 보이지 않을까 싶다.

어떤 상황에서 때로는 ‘~하는 척’해야 할 때도 있다. 인간은 완벽하지 않은 존재이기에 상호의존적인 사회에서 원만한 관계나 조화를 유지하기 위해 척하는 행동은 자연스러운 것이기도 하다. 가령, 내 의견과 맞지 않아도 대립과 갈등을 피하고자 상대방의 의견이 맞는 척 공감하는 것은 다른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의 표현이며,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척의 수준이다.

마크 트웨인은 ‘우리는 가지고 있는 15가지 행동으로 칭찬받으려 하기보다 가지지도 않은 한 가지 재능으로 돋보이려 안달 한다’라고 말했다. 나에게 없는 것으로 허세를 부리기보다, 나에게 있는 많은 장점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미다. 진정한 인간미는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데에 있다.

출처 : 우리뉴스(https://www.woori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491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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